오문수 기자의 섬진강 유람 종주기를 통해 진안을 시작으로 광양, 하동포구 까지의 모습을 발품을 팔아 걷는 기자의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편집자
지난 3월 9일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는 연어방류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전라남도 부지사를 비롯한 유관기관장과 학생 지역민들이 참여했다.
▲ 지난 3월 9일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는 연어방류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전라남도 부지사를 비롯한 유관기관장과 학생 지역민들이 참여했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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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 달 동안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만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부터 광양 태인동까지 걸었다. 화엄경에는 '강물은 강을 버려야 비로소 바다에 이르고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는다'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섬진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니! 내가 죽으면 돌아갈 납골당도 섬진강변에 마련해 뒀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섬진강. 여름이면 섬진강 물속에서 친구들과 뛰노느라 등에 허물이 벗겨질 때까지 놀았던 섬진강을 못 잊어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쿨린스키는 <연어의 시간>에서 연어를 지구환경의 중요한 지표로 삼았다. 연어는 하천에서 치어 시절을 보낸 뒤 바다로 나갔다가 성장한 뒤에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오는 회유성 어종이다. 그는 연어의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어가 살아남지 못하면 지구 또한 생존할 가망이 거의 없다. 연어와 우리는 운명공동체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 대형 원통 열대어 수조 앞에서 조우현 관장(중앙)과 해양수산교육원 해양환경감시단 김호 위원장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신현정 연구사에 의하면 "수조에 있는 열대어 중 레드테일 캣피쉬와 엘리게이터가 포악하다"고 했다.
▲ 섬진강어류생태관 대형 원통 열대어 수조 앞에서 조우현 관장(중앙)과 해양수산교육원 해양환경감시단 김호 위원장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신현정 연구사에 의하면 "수조에 있는 열대어 중 레드테일 캣피쉬와 엘리게이터가 포악하다"고 했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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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얘기다. 아무리 회귀성 어류일지라도 강이 오염되면 연어가 돌아올 수 있을까? 연어는 무수한 삶과 죽음의 위험을 용감하게 맞서고 온갖 장애물에도 굴하지 않으며 생존을 위한 사명을 다하려는 숭고한 모습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을 관통하면서 이루어지는 삶은 무지개를 향한 꿈과 같은 삶이다.
우리나라에서 연어가 회귀하는 강으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 남대천이다. 그런데 남대천에만 연어가 회귀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해양수산교육원 해양환경감시단 김호 위원장 일행과 구례에 있는 섬진강어류생태관을 방문해보니 섬진강에도 연어가 회귀하고 있었다.
섬진강으로 연어가 회유해 산란하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해는 1998년이다. 이에 따라 지역 어민들의 건의와 생태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자 생태교육을 통한 환경과 생태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섬진강어류생태관이 개관되었다.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는 지난 3월 9일에 26번째 연어방류 행사를 실시했다. 연어 치어 50만 마리를 방류한 현장에는 관련 기관장과 어린이 80명이 참여해 섬진강 생태 보존의 의미를 더했다.
철원 동성초등학교 6학년 송지석 군 가족이 섬진강어류생태관을 방문해 체험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은 아마존 물고기가 신기했다"고 한다.
▲ 철원 동성초등학교 6학년 송지석 군 가족이 섬진강어류생태관을 방문해 체험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은 아마존 물고기가 신기했다"고 한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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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를 닮은 혈앵무 수족관에서 기념촬영한 일행 모습
▲ 앵무새를 닮은 혈앵무 수족관에서 기념촬영한 일행 모습.ⓒ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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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간전면 간전중앙로 47에 있는 섬진강어류생태관에는 83여 종 14000마리가 전시되고 있다. 연평균 10만 명이 관람하는 생태관의 주요 관람객은 어른 42%이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40%로 주로 체험프로그램이 많아 학생들에게 유익한 곳이다.
태어난 강으로 회귀한 연어는 수심 70~100cm 정도 자갈이나 모래 위에 약 3천 개의 알을 산란한다.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는 섬진강으로 돌아오는 연어를 포집한 후 인공수정을 통해 치어를 매년 방류하고 있다.
연어 방류를 위해 알을 모으는 모습
▲ 연어 방류를 위해 알을 모으는 모습 ⓒ 섬진강어류생태관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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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치어 모습
▲ 연어 치어 모습 ⓒ 섬진강어류생태관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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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올 3월까지 섬진강에 방류한 연어가 1천만 마리가 넘었으니 이들이 다시 돌아오면 섬진강에서도 연어가 세찬 물살을 뚫고 역류하는 모습을 볼 날도 머지않았다.
생태관 주요 시설로는 실내전시관, 대형원통 열대어수조와 대한민국 지도를 형상화한 로비, 폭포 수조에 비단잉어가 있고 섬진강의 유래 및 사계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시하기로 한 몇 종은 아직 준비가 안 되고 있었다. 2년 전에 있었던 섬진강대홍수 때 생태관이 물에 잠겨버렸기 때문이다.
섬진강 대홍수(2020.8.8~8.9) 당시 섬진강어류생태관이 물에 잠긴 모습. 당시 전시된 84종 4만여 마리가 유실되거나 폐사됐다.
▲ 섬진강 대홍수(2020.8.8~8.9) 당시 섬진강어류생태관이 물에 잠긴 모습. 당시 전시된 84종 4만여 마리가 유실되거나 폐사됐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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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대홍수(2020.8.8.~8.9)기간 섬진강어류생태관이 입은 피해는 14억 4천만 원(시설물 12억 4천만 원. 생물 2억 원)에 전시된 84종 4만여 마리가 유실되거나 폐사됐다. 다시는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섬진강 종주 자전거도로 정비돼야
임실 강진에서 시작되어 광양 태인동까지의 147킬로미터에 달하는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은 자전거 매니아들로부터 사랑받는 길이다. 그런데 광양 옥곡에서 출발해 섬진강어류생태관으로 가던 중 구례 접경지인 광양시 다압면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동차 길로 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저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생각하다가 동호인 3명과 대화를 나눴다.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지 않아 위험한 자동차길로 다닐 수밖에 없다며 정비를 호소하는 자전거 동호인들.
▲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지 않아 위험한 자동차길로 다닐 수밖에 없다며 정비를 호소하는 자전거 동호인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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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종주 자전거도로인 광양시 다압면 일대를 달리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전거길이 없어 자동차 도로를 달리고 있다.
▲ 섬진강 종주 자전거도로인 광양시 다압면 일대를 달리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전거길이 없어 자동차 도로를 달리고 있다.ⓒ 오문수 ©金泰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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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자전거길로 가지 않고 왜 자동차 길로 가십니까?"
"저는 자전거 타고 이 길을 자주 이용합니다. 좋은 길을 만들어줘서 고맙지만 정비가 안 된 곳도 있고 보시다시피 자전거길이 중간에 끊긴 곳이 있어요. 노면 상태가 안 좋더라도 'MTB'는 조금 낫지만 '로드' 자전거는 조그만 충격에도 위험합니다. 급경사를 만났을 때 잘못하면 날아갑니다. 저도 두세 번 날아갔어요. 때문에 기왕 만들어 놓은 자전거길 정비도 필요하고 제대로 된 자전거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전국에서 온 자전거 동호인들이 형형색색의 자전거 복장을 입고 연어가 뛰노는 섬진강변을 마음 놓고 달리는 걸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