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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하얀 곡성 옥과 설옥 마을

수도암. 설산. 괘일봉이 함께하는 마을

김태운 | 입력 : 2011/11/19 [23:01]

사진@ 곡성군 옥과면 설산의 가을 단풍이 물들어 간다.
눈처럼 하얗다는 마을
곡성군 옥과면 설옥리 마을이다.
경치는 말할 것도 없이 산수가 수려해 주말이면 등반객들이 마을을 많이 찾는다.
설산과 괘일봉 아래에 자리한 설옥리 마을은 설옥 1구와 2구로 나누어져 있다.
높고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는 마을.
옥과면소재지에서 옥과고등학교 옆길로 10 분여를 올라가면 소재지와는 형이한 설옥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 추수가 다 끝나가고 있어서인지, 논에는 소에게 먹일 볏짚을 둘둘 말아놓은 뭉치가 널려 있다.
설옥 마을은 멀리서 보면 눈처럼 하얀 바위가 있어 설산리라 불렀는데 1914년 옥과면에 속하면서 설옥이라 개칭됐다.
또한, 창평현에 속했던 적도 있었는데 나무가 많은 산중 마을이라 해서 목동마을이라 부르던 적도 있었다.
설옥 마을은 金寧人 김선중씨가 1700년대 초에 충청도 영동에서 살던 중 일부가 곡성으로 이주했는데 타 씨족간과의 불화로 이주한 후 후손들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사진@ 흙과 잘 조합된 집이 시골의 서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지만, 설산과 괘일봉 아래에서 포근하게 자리 잡은 마을로 평온함이 깃든다.
지금은 1구와 2구 양 마을간, 많은 사람은 살지 않지만 그래도 정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참 보기 좋다.
동네 집 담벼락엔 마을을 상징하는 그림과 좀처럼 보기 드문 흙벽체가 있다.
황토 흙벽은 잘 건조된 대나무를 쪼개고, 새끼로 엮어 그 위를 황토로 벽을 바른 것으로 주변 환경과 교차가 이루어지는 친환경적인 벽체다.
아직 시골 담벼락 옆엔 감나무에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동네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설옥 마을에는 성림수련원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 설옥리 마을에서 성림수련원 가는 길
마을 옆 편에 자리한 저수지 위로 설산과 괘일봉의 반영이 비추고 그 옆엔 이제 갓 도회지에서 들어온 새로 지은 집이 눈에 보인다.
아직 설산의 가을 단풍은 그리 멋은 없지만 물속에 비춘 반영처럼 들 듯 말 듯 한 가을 색깔의 옷이 그 나름 수수하다.
설산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 왼쪽 감싸고 있는 설옥 마을은 두 마을 다 나름 특성이 있다.
설옥리에 또 다른 멋은 수도암 가는 길에 있다.

사진@ 돌담길 아래에 노오란 은행잎이 가을 운치를 더해준다
수도암 아래에 자리한 또 다른 설옥 마을은 흙, 돌, 나무를 생활에 활용했던 옛것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다.
무슨 별장에 온 것 같은 마을은 현대식 건물인 별장 같은 집이 있는가 하면, 흙, 돌로 만든 집이 그대로 보존돼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주변에 돌을 활용해 담을 쌓고, 황토를 가져다 벽을 쌓아 집을 만들어 생활하는 전통양식이 현재도 그대로 보존되어온 마을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필자가 길을 묻자, 외지사람은 무섭단다.

사진@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 설옥리의 또다른 멋이다.
“할머니 이곳에 몇 가구나 살아요”
“한 삼십호 쫌 되제”
구수한 곡성 방언을 이곳에서 들으니 반가웠다.
“할머니 동네가 참 좋은데 좋으시겠어요”
“뭔 촌이 좋다요”“사람들이 살로 왔다가 다 가분다요”
“살 것 가치 왔다가 못살고 간 것 본께, 무선 갑 서라우”(살려고 왔다가 못살고 가는 것을 보니까, 무서운 것 같다)
“할머니 택호가 어떻게 되세요”
“무서워서 안 가르쳐 줄라요”“동네 이사 와서 산다고 왔다가 보증만 서 주라하고 도망 갔다요”“그래서 사람이 무섭다요.”
그도 그럴 것이 시골 순박한 촌로를 상대로 빚보증만 해놓고 떠나간 이웃이 있어서인지 사람을 겁내한다.
택호도 모른 할머니 말을 듣고 돌아서는 필자의 맘은 왠지 씁쓸하다.

사진@ 단풍과 기암괴석이 잘 어울린다
설산과 괘일봉의 아름다운 멋을 안고 살아가는 설옥 마을의 평온을 깨기가 미안했다.
사람의 마음도 새하얀 것 같은 설옥마을.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마을 뒷산 여운을 매일 함께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 참 좋다.
그래서 곡성은 아름다운 곳인가 보다.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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